두사부일체 보신분들도 계실텐데 전 이렇게 보았습니다.
두사부일체란 말 그대로 두목과 스승과 부모는 한몸처럼 같다는 뜻입니다. 물론 두목은 계두식으로 나오는 정준호이구요. 줄거리는 대략 한 조직의 중간보스격인 정준호가 학력때문에 다른 중간보스들로부터 놀림을 받고 마침 보스의 명도 있고 해서 상춘고라는 고등학교에 편입한 후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로 채워집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의 잔인한 폭력 액션과 식의 코믹, 그리고 일종의 멜로적 요소가 가미되어 보통 사람들 보기에 아주 좋게 만들어놓았단 생각이 듭니다(동아일보에선 '잡탕'이라고 혹평을 했더라구요^^).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주목했던 부분은 직업상 그랬는지 몰라도 이 영화속에 나오는 사립학교의 현실이었습니다. 비록 화끈한 액션과 코믹적 요소들에 맞물려 좀 과장되게 그려진건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사실 이 영화속 상춘고의 현실은 지금의 교육계 현실과 너무도 정확하게 닮아있다고 말씀드려야 겠네요. 전 친하게 지내는 현직고교교사인 선배로 부터 들은 얘기가 있기에 넘넘 이 영화 속 현실에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감독은 아마도 사람들 구미에 맞게 영화를 연출하면서도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를 담고 싶었던 것 같았습니다).
우선 상춘고는 몇해전 상문고등학교에서 벌어졌던 사태를 그대로 가져왔더군요. 예전에 나왔던 등의 영화속 현실과 이 영화의 교육현실은 사실 많이 비교가 되었답니다. 즉, 예전 에서는 성적이 우리 아이들의 가장 큰 고민이었구 이것을 약물이나 또는 자살 등의 방법으로 탈출을 모색하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는데 에서는 좀더 직접적이고 자극적이며 강렬하게 우울한 교육적 현실에 저항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선생님에게 욕질하는 아이, 대학에 갈 돈을 모으기위해 룸싸롱에 나가는 여자아이, 여성성에 집착하는 남자아이등등)
이 영화에 나오는 사립학교의 현실은 일종의 특권층의 지식적 권력이 부당하게 이상과 현실을 압도하고 있는 셈인데 제가 아쉬웠던 부분은 이러한 권력에 저항하여 해결하는 감독의 방식이었습니다. 즉 닫힌 교문을 여는 식의 시위모습 등은 보기 좋았지만 이 교문은 결국 정준호 식의 폭력에 의해 열려졌으며, 종국엔 가장 교육적이어야 할 학교에서조차 정의 대신 폭력 대 폭력으로 얼룩져 마무리 된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가장 양심적으로 그려지는 선생님들조차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학생들조차 이들을 위해 빗자루 등의 무기를 들고 나선다는 설정은 어딘지 모르게 씁쓸하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결국 감독은 폭력과 코믹, 멜로 등의 요소들로 관객들을 끄는덴 성공했을지 몰라도 본인 스스로 의도했을 파토스(pathos)를 얻는데는 실패한 셈이지요.
요즘 한국영화들이 외국영화들을 압도하고 큰 인기를 끌고 있는점은 무척 고무적이긴 하지만 어딘지 늘 아쉽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었는데 결국 이 영화도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더군요. 하지만 어차피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는 우리들 자신의 문제이기도 하니 여러분들도 가셔서 울 아이들의 장래와 이 나라의 교육발전을 위해 한번 보심이 어떠실지.....웃음 뒤에 남는 씁쓸함이 나름대로 우리들(관객들)에게 진지함을 주기도 하니까요...
안젤로-너의 곁에(두사부일체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