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캣생각

삶을 뒤돌아보는 계기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8. 4. 8. 17:33

누구나 살아가면서 큰 일을 당하는 법이다. 하지만 그'큰 일'이라는게일반인이 겪을 수 있는 수준을 떠나 영화에서나 나옴직할 만큼 불행의 정도가 크다면?

정말 상상하지도 못하는 불행을 겪게된 사람이라면 제일 먼저 울게될 것이라고 믿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가 없게되고 그래서 초반의 심정은 당혹스러움 또는 황망함 정도로만 자신에게 벌어진 상황을 인식하게 된다. 그러다가 상황이 좀더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시간이사건의 실체에 근접하게되면서 그 당혹감은 비로소 주체할 수 없는 슬픔으로 변하게 된다.

호주에서 떼강도같은 녀석들에게 남동생을 잃은 배우 이동건이 아마 그러했을 것이다. 비슷한 사건을 겪은 나로선 남들보다는 그가 처한 상황과 그의 슬픔에 대해참 많이 이해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이 기사를 보면서 겉보기보다 참 많이 의연하고 강한 젊은이라는 생각을 했다.



“삶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의연하게 대처하겠다”

이동건이 동생의 발인을 치르는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개인적인 불행이 원래 사람을 성숙하게 만드는 법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슬픔이 밑바닥까지 내려앉은 후의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많은 대중들 앞에서 연기하면서 그는 멋만 낸 것이 아니었다. 이런 말은 속깊고 심적으로 강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난 믿고 있다.

49제때까지 죽은 동생의 영혼의 안식을 빌고 남은 가족들을 위로하느라 지쳐갈 한 젊은이가 끝까지 주저않지않고 스스로의 슬픔까지 이겨내기를, 그리하여 스스로 더욱 성숙한 배우로서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관련기사 : http://www.gwangnam.co.kr/view.htm?Key_code=4&Sub_code=20&Key_name=문화&Sub_name=방송/연예&No=16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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