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캣생각

오늘의 사건사고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8. 4. 5. 23:54

주말이어서 구의동 어머니집에 갔었다.

앞마당에서아파트 5층에 사시는할머니의 큰 목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경찰들이 와있었다.

무슨 일인가 들어보니

남의 차가 남의 지정된 주차장을 차지하곤 하루종일 잠적해서

참다참다못한 할머니가 신고한 것이었다.

주차장이라 견인도 불가하고 달리 처벌할 방도도 없어

처음 출동해준 경찰들의 조언대로 일단 그 차가 못나가게 막아놓기로 해서

내가 다른 차를 운전해 그 불법주차한 차를 뒤에서 막아놓았다.

한 시간쯤 흘렀을까..

또다시 할머니의 큰 목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그 불법주차 차량의 주인으로부터 차를 빼달라는 전화가 와서

할머니가 흥분하신 것이었다.

다시 경찰에 신고하라고 하고 할머니에겐 일단 경찰 올 때까지

집안에서 기다리시라 했다.

그 차주는 매우 젊은 남자아이였다.

아마 88년생이라지?

녀석은 매우 뻔뻔했고 자기차가 아니라 거짓말하고 몰래 차키를

여자친구에게 건네주었으며

신분증을 찾느라 몸을 뒤지는 나이든 경찰에게 눈을 부라리며

오히려 성질까지 냈다.

참 어이없고 기가막힐 노릇..

녀석이 갑자기 어딘가로 전화를 하더니 경찰을 바꿔준다.

보아하니 같은 식구(?)라 할만한 사람이었는지,

전화를 받았던 젊은 경찰의 태도가 약간 우호적으로 달라졌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녀석은 자기 아버지가 새벽에 자기 여자친구를 데려다주느라

그랬던 거라고 계속 뻔한 거짓말을 하며 버티고 있었고

연락처를 달라는 경찰의 요구에도 핸드폰이 없다는 거짓말로 일관했었다.

차적조회를 통해 연락된 녀석의 아버지란 사람,

순간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는 아들의 면죄를 위해 수배된 차라고 둘러댔단다.

참 어이없는게

할머니에게 좀전에 차를 빼달란 전화를 한게 누구였는데...

차키까지 가지고 있던게 누구였는데...

다들 너무 화가나고기가막혀 CCTV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CCTV를 통해 녀석을 확인할 수만 있다면

녀석은 불법주차보다 더 큰 무면허 운전죄목으로 꼼짝없이 걸려들 수 밖에 없었다.

유감스럽게도 한참을 돌려본 화면에는 차만 보였다.

녀석이 카메라를 의식해서 몰래 빠져나갔던 모양..

증거없음. CCTV 화면을 확인한 후 경찰은 상황을 이렇게 종료했다.

그다음부터는 경찰들이 녀석을 감싸기 시작했다.

혐의없음으로 처리한다고 하고

차를 빼서 주인에게 돌려줘야하니 막아놓은 차를 빼달라고 하고 ...

기가막혀서 차는 주인이 오기 전에 못빼주겠다고 버티니

그럼 알아서 하라면서

녀석을 태우고 지구대로 떠나버렸다.

황당함.

모두들 예상치못한 상황에어이없어하다가

이것은 경찰이 신고한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하나둘씩 분노를 터뜨리기 시작했고

화를 참지못한 5층 할머니의 막내따님이란 분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114와 지구대에 전화해 출동했던 경찰관의 이름을 대달라고 요구했는데

그 어느 누구도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다.

이 상황이 전달이 되었던지그 경찰관들이 다시 현장으로 왔다.

대충 그분들을 설득하고 달래볼 요량이었던 것 같은데

그들의 설명이 오히려 그 따님과 다른 사람들의 화를 폭발시키고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정황상 녀석이 운전한게 분명한데 증거없다고 대충 빠져나가려 했으니..

녀석이 차를 빼달라 전화했었고

게다가경찰이 왔을 때 차키를 가지고 있다가 여자친구에게 몰래 넘겨줬고

그걸 내가 젊은 경찰을 시켜서 그 여자친구를 불러 차열쇠를 확보해주었는데도

차키도 없었다는 말도 안되는 얘기를 설명이라고 했으니

더욱 화가 날 수 밖에...

녀석과 그 아비란 자가 와서 무조건 빌었어야 할 일이었다.

경찰들이 녀석을 봐주고 싶었으면 애초부터 그렇게 유도했어야 했다.

경찰관들의 태도가 너무 괘씸해서 결국 내가 나섰다.

우선 경찰관들에게그 차가 수배된 차가 맞냐고 물었다.

젊은 경찰관이 수배된 차라고 연락받았던 것 맞다고,

다만 그 아버지란 자가 아들이 몰래 차를 가져나간게 괘씸해서 수배한거라면서

나보고 따로 저기가서 얘기하잔다.

바로 무시하고 나이든 경찰관에게 다시 한번 확인했다.

분명 수배된 차 맞죠?

수배됐었죠.. 그 아버지가 그랬죠 ..

그 즉시 그 따님이란 분에게 바로 지구대 말고 광진경찰서로 신고하라고 했다.

수배된 차 발견했다고 ..

이 경찰관들하고 싸우시지 말고 정식으로 사건접수하시라고 일르고

식구들과 저녁을 먹으러 자리를 떠났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와보니

그 불법 주차한 차량이 보이지 않았다.

5층 할머니에게 알아보니

아주 난리가 아니었단다.

그 따님이 내 말대로상부인 광진경찰서로 신고전화하고 사건을 접수하려하니

그때서야 지구대 경찰관들의 태도가 달라졌고

결국 그들의 상사란 자와 여자경찰관,

그리고 녀석의 아버지(아마도 소방서 관련 공직자인듯한)란 자까지 나타나서

할머니와 그 따님 손을 잡고 백배 사죄를 했다는 것이었다.

결국 내 판단이 맞아떨어진 셈이었다.

지난번 아이들 납치사건들처럼

지구대에선 사건을 대충 상부보고도 없이 유야무야 처리가 가능했을 것이고

같은 기관 사람 일이라 봐주기도 쉬웠을 터.

그 차가 수배된 차라 말했으니 우린지구대가 아닌 상부 경찰서로 신고한다 할 수 있었고

만약 수배된 차가 아니었더라면경찰들이 거짓말을 한게 드러나는 셈이었다.

더구나 아들을 혼내주려고 수배를 걸었었다는 경찰의 설명은

아들이 운전했다는 명백한 증언이 되는 것이라 솔직히 듣는 순간

웃음이 났었다.

세상물정 어두울거라고5층 할머니와 주민들을 얕잡아봤던

그 어리숙한(?) 경찰관들이 아주 혼쭐이 났을게야.

빽(?) 믿고 버르장머리없이 굴었던 그 젊은 녀석..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고 빌었으면 간단히 끝날 수도 있었던 일이

구속직전까지 갔고 게다가 지 아비까지 와서 빌고 갔으니

다음부턴 똑같은 일로 기고만장하지 못하겠지..

결과적으로 잘 처리된 일이긴 했지만

어줍잖은 속물들(?)때문에마음이 씁쓸했던日常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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