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유명 프로야구 선수가 네 모녀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이 보도되고 있었다. 인생의 성공을 맛봤던 이가 한 순간에 몰락하는 개인적 비극보다도 어이없이 죽어간 네 모녀의 인생에 대해 끝없는 비애감이 몰려왔다. 남의 일 같지 않아 ...막 잠자리에 들려던 아내가 혼자 중얼거리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죽는다는거, 새삼 두려운 일이기도 했다.저들처럼사랑하는 이의 야구방망이에 머리를 두들겨맞고 혼절해서 죽을까 두려웠다. 본능적으로 그들은 그 처절한 현장에서 얼마나 서로를 걱정했을까... 가족이란게 본래 그런 것이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도 완벽하게 이타적이게 만드는 ..
가진게 많을 수록 걱정과 근심도 늘어간다던 말이 떠올랐다. 가족이란게 소유의 대상이 될 순 없겠지만 걱정과 근심이 늘어난다는 점에선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아이 걱정, 남편 걱정, 아내 걱정, 부모님 걱정을 하다보면 인생의 황홀했던 순간들이 설탕녹듯 녹아서 어느순간 머리카락 위에 흰눈처럼 쌓여버리는게 결국 인생이 아닌가.. 한편으론 있다가 없으면 더 깊은 상처가 남는게 가족이기도 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은,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내게는 그다지 유효한 질문이 아닌듯 싶다. 아니, 이미 어른이 된 모두에게도 그다지 가치있는 질문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인간의 의지란 얼마나 하찮은지.. 저들의 저 어마어마한 비극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논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들의 소꿉놀이만도 못한 유치한 짓이지 싶다.
착하게 살아야겠다.
그리고 더욱 똑똑해져야겠다.
그저 하루하루, 내가 온전하고 내 가족이 온전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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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3111817175&code=940202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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