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직무 범위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 한국이 제도 정비, 갈등 조정, 정책 과도기 정책 이행의 관리가 만만치 않게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인적자원을 좀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
(관련기사 :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OD&office_id=001&article_id=0001858675)
참여정부에서 장관수가 많아진 것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이한 말이다.'정책 과도기 정책 이행의 관리'라는 말이 꽤나 흥미를 끌었다. 요즘 우리 부서의 어려움을 적절하게 압축해주는 표현이었기 때문이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두개 부서, 10명의 일을 한 개 부서, 절반의 인원으로 잘 해내고 있긴 하지만, 심정적으로 각 팀원들이 겪는 어려움이란 것이 분명 있었다. 나는 그런 어려움들을 대개 장황하게 설명할 수밖에 없었던 참인데 과도기 정책 이행이라는 말은 그런 우리의 어려움들을 참으로 정확하게 짚어주는 말이었다.
대학의 학사제도는 요즘 과도하다 싶을만큼변화가 심해서 일년 만에 학과명이 바뀌고 이에 따라 교육과정도 심한 굴곡을 겪고 있다. 물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의 몫이다. 폐해를 막기 위해 학사관리를 해야하는 우리들은 때로는 교수들과 싸워가면서 원칙을 세우고 일관된 정책 수행이 이루어지도록 애쓰는 중이었다. 프로그램들이 변화된 정책에 따르도록 수정해야하고 행여나 누락되거나 처리가 잘못 수행되지는 않는지 많은 신경을 써야했다. 비록 몸으로 때우는 일들을 타부서로 많이 이관했다고는 하지만 정신적으로 피곤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타부서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우리가 처해있는 어려움을 알리고 인사부서에 인력지원을 요청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각각의 팀원들이 맡아서 처리해야할 직무의 범위가 정말 많았다. 물론 대부분의 직접적인 처리는 관련 단과대학과 대학원에서 했지만 그러한 처리가 문제없이 수행되도록 프로그램들을 관리하고 수정하고 보완하는 것은 우리 부서의 몫이었다.우리들은 비록 전산을 전공하지 않은 행정가들이었지만 일을 실제로 수행할 때는 준프로그래머처럼 행동하고 사고(思考)해야 했다. 그런 어려움들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정확한 표현을 제공해준 셈이었다.
요즘 다행스럽게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 부서의 어려움들을 이해해줬고 우리들의 노고를 인정해주는 분위기여서 기분이 좋았다. 오늘 회식에서 팀장은 우리 부서가 최초로 시행되는 부서 성과급을 받았다고 알려주었다. 참 기분좋은 소식이었다. 개인별 성과평가에 앞서 부서별 평가가 우선되어야 한다는평소의 내 주장이 수용이 된 것이고 그 첫 수혜 대상으로 우리 부서가 포함된 것은 정말 자축할 만한 일이었다.
교육부는 점점 그 권위를 잃어가면서 동시에 정책을 리드할 여건조차 스스로 포기하는 듯이 보이고,학교에서 수행되는 정책들의 많은 부분들은 여전히 학생이 아니라교원들 중심으로 수립되고 있지만 우리들의 수고에 대한 이런 보상들은 나름대로 의미있고 보람된 것이기도 했다. 어렵고 지칠 때가 많지만 여전히 포기하지말고 우리의 본분을 수행해야 하는 이유가 생긴 것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들이 예상되지만 아마추어 행정가들이무슨 위원장입네 하면서 대학 정책의 근본을 흔드는 지표들을 제시할 때마다계속 투쟁하고 학생들이 수월하게 제대로 된 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의 줄기를 계속 바로잡아가는 것이 우리들 교육행정가들의 남겨진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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