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때 부모님이 이혼 하시고, 학교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반겨주는 이 없이,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혼자 김치 꺼내서 밥 차려 먹고, 범어사역 7번 출구 앞에서 뻔데기 장사를 했습니다. 그때 제 나이 겨우 9살, 몸무게 18kg, 작디 작은 몸에 땡볕에서 장사하느라 까매진 탓에, 애들이 소말리아에 가난한 애 같다고 놀려 댔었죠. 모두가 날 괴롭혔지만 유난히 절 싫어하던 남학생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가난하고, 엄마 없고, 공부 못하고, 뻔데기 냄새 난다며 싫어 했죠. 처음 가본 대형 마트, 너무 신기해서 구경하고 있는데 뒤에서 쌍욕이 들려왔습니다. 돌아보니 그 남학생이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재수없다며 꺼지라며 쌍욕을 퍼부어 대는데, 저는 한마디도 못하고 얼어 붙었고, 우두커니 서 있던 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