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것 같은 삶이라 믿지 않았다. 누가 왜 사냐고 물으면 잘 죽기 위해서라고 말했던 나였기에. 사실은 나도 쉽지 않은 삶에 지쳐 있었나보다. 어차피 누구나 한번 살고 가는 인생인데 왜 그렇게 바둥거리고 살고 있나 싶어. 어머니의 생신상을 어머니 뜻에 따라 집에서 차려 드렸다. 걸을 때 누군가의 손을 잡지 않으면 걷는 것 조차 힘들어하시는 어머니. 내가 나이먹고 쇠약해져감에 우울해져 있는동안 내 부모님은 더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계셨다는걸 뒤늦게 깨닫는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당신처럼 늙어가는 자식을 더 걱정하고 계셨다. 그러실까봐 요즘 아주 가끔씩만 찾아뵈었던건데 ... 하룻밤을 우리 집에서 보내고 다음날 어머니 손을 꼭잡고 마트 나들이를 했다.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사시게 하고 집까지 모셔다 드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