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노트 139

나쁜 꿈을 꾸었다

기분 나쁜 꿈을 꾸었다. 악몽같았다. 일어나 보니 새벽 5:50 꿈 내용 때문에 상당히 심기가 불편했다.꿈에서늦잠을 자고 늦게 출근해서 사무실에 들어와 보니  타 부서에 근무하는 후배 H팀장이 앉아서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누군가와 몇마디 얘기를 나누는듯 하더니 갑자기 서류들을 들고 일어섰다. 무슨 일인가 싶어 쳐다보고 있던 나는 직감적으로 그가 서류들을 무단 반출하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으면서도 그냥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때 문 앞에 본관 경비제복을 입은 L선생(노조부위원장)이 나타났고 H팀장을 보자마자 씽긋 웃으며 얼른 가라고 말했다. H팀장이 사무실을 나가자마자 정신이 든 내가 뛰쳐나가 그를 뒤쫓았지만 그를 잡을 순 없었다. 너무 어이없고 분하기도 해서 인사..

블루노트 2024.09.30

공부 좀 하세요

우리 아파트 앞 도로는 초등학교가 있는 어린이보호구역이라서 평소에도 출근할 때마다 조심스럽게 다니는 편이다. 그날도 천천히 운전하여 아파트 간 좁은 사거리 앞에서 먼저 진입하여 좌회전을 하는 중에 좌측에서 덩치 큰 BMW SUV가 내 쪽으로 계속 밀고 들어오는걸 보고 멈췄다. 나: 아니 이보세요, 정지선에 서야할 것 아니에요! 뭐하자는 겁니까?BMW: 직진이 우선이잖아요. 나: 그쪽 직진 전방 신호 빨간색이잖아요. 그럼 정지선에 서야할 것 아닙니까? 정지선 안보여요?? BMW: 직진차가 우선권이 있잖아요! 공부 좀 하세요, 쯧쯧. 거긴 바로 앞 초등학교 등교길이고 횡단보도도 두 개인데다 가상의 사거리에서, 더구나 상대차의 전방 직진신호가 적색인 상황에서 직진차가 우선이라는게 대체 뭔소리야?  그러면서 나..

블루노트 2024.09.24

친절한 무관심

# 내가 가끔 여는 개인음악방송명이 적당한 무관심이다.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외로움 속에서 살아가는, 혹은 상처들로 인해 타인들과 거리를 두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대인들과그런 모습들을 흐르는 음악 속에서 차분하게 바라보는 내 모습에 대한 투영이랄까. 누군가는 이런 주제에 공감한다고 하고 누군가는 이런 주제에 반발하여 다정한 무관심이란 방송국을 개설하는 것도 보았다. 참 재미있는 세상이다. ## 최근에 여러 가지 생각들이 많아졌다. 누구보다 정확하고 불의에 단호하며 출세를 바라지 않고 마이웨이로 살아왔다고 자부했는데 요즘은 과연 그게 내가 잘 산 걸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것에 철저히 무관심했고 불의에는 당당하게 맞섰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상처입기 싫어 선한 사람들과도 ..

블루노트 2024.09.16

8월의 마지막 날에

아침 저녁으로 확연히 달라졌다.밤에 풀벌레 소리가 들리는걸 보니가을이 왔나 보다. 정기 인사발령이 있었다.70명 이상의 이동이 있었다.수장이 바뀌니 대규모 이동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젊었을 때엔 인사시기마다 긴장되고 살짝 기대도 하고사람들끼리 모이면 인사 어떻게될지를 주제로 많은 얘기들이 오갔었는데이젠, 뭐 ...풉 이번에 대상이 된 누군가에겐 기쁨이고누군가에겐 실망이 되었을 터.살다보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는 법이니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도 좋으련만나보다 두 해 적게 산 한 후배 녀석은 이번 인사에 대해 또 불만스럽단다.남들보다 더 많이 고생하고 남들이 해야할 일도  자기가 다 했는데대우는 커녕 늘 불이익만 준다고...(얼핏 내 얘기 같기도 하고 ...ㅎ)솔직히 난 녀석의 얘기에 거의 ..

블루노트 2024.08.31

주말 나들이(부제: 대학천, 헌책방거리, 평화시장)

이틀 전, 아들 녀석이 뜬금없이 헌책방에 가고 싶다고 했다.알라딘 말고 헌책방을 가고 싶다면 결국 거기로 가야겠다 싶었다.청계천 헌책방거리. 9시부터 서둘러 준비하고 10시쯤 아침 식사도 거르고 출발,11시 경 헌책방거리 입구에 도착.오랫만에 보는 청계천도 좋았지만건물 위 평화시장이라는 저 글자가 특히 더 반갑더라,어렸을 적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기분이었다. 내가 중학생 때 아버지와 함께 찾았던 헌책방 거리.온라인 서점 등의 영향으로 이미 그 수가 많이 줄어있었고서점이 있었던 자리는 모자 등 다른 물품을 파는 곳으로 변한 지가 오래였다.예상은 했었지만 막상 마주한 초라한 거리 모습에 아쉬움이 가득 ... 아들 녀석이 알라딘이 아닌 이 곳을 오고자 했던 이유는 바로저 녹색 책 세 권 때문이었다.이미 다..

블루노트 2024.07.20

오랫 만에 모임

직장 칼퇴의 표본인 내가 몇년 만에 칼퇴를 포기한 이유는지난 해외연수 다녀온 사람들의 뒷풀이 모임 때문.다녀온 후 다시 만나는건 약 한달 만이네.그동안 따로 개별적으로 연락하거나 만나거나 통화를 한 적은 거의 없었지만아, 오다가다 한 분 만났고 또 한분은 여행지에서 고마웠다고 커피쿠폰을쏴주시기도 했지..암튼, 연수 이후 다같이 모이는 것은 처음이었고그래서 서로 다시 만나면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다. 일단 퇴근 후 약속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무얼 할까 하다가학교 앞 사진관을 찾았다.모두들 내가 찍어준 사진들을 너무나 좋아해줘서 고마웠고또 커피 쿠폰 받은 것도 갚아주고 싶어서잘찍은 사진들 중 약 60여장을 선별하여 아주 작은 사이즈로 출력을 했다.  모임에는 한 두분만 빼고 거의 모두가 참석했고서로가 서로..

블루노트 2024.07.19

비얏뜨 이야기 & 여행 준비

2024. 5.18.모처럼 온 가족이 외식을 했다. 평소 디저트와 소소한 과자굽기 등 음식에 호감이 많은 큰 아이를 위해  내가 직접 소개해주려고 데려온, 비엣포. 베트남 사람이 직접 운영하는 베트남 전문 음식점인데 근처 대학에 다니는 베트남 학생들이 많이 오다보니  어쩔 땐 현지에서 밥먹는 것 같은 착각까지 들게 하는 곳. 음식도 이색적인데다 생각보다 훨씬 맛있다. 대표음식인 쌀국수를 비롯, 이것저것 시켜서 나눠먹고 현지 과일로 만든 것같은 빙수까지 시켜먹고 나니 다들 기분 Up!(주소: 서울 광진구 능동로 175/ 어린이대공원역 4번출구) 2024. 5.25.그저께엔 아내의 부탁으로 아들 학교 진학설명회에 다녀왔고 어제는 휴가를 내고 병원에 가서 의사 진료를 받았고 마트에 들러 옷 몇가지를 샀다. 오..

블루노트 2024.06.02

별종

샤프하고 점잖으신 분,  삼성에서 일하다 온 것 같은 사람,  모르는걸 많이 가르쳐주는 상사,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오신 분, 정치를 했어야 하는 사람 ... 새로 온 부서에 와서 기존에 일하던 계약직 여직원에게 지금까지 들은 나에 관한 얘기.다른 사람들로부터는 괴짜라는 얘기도 들었다.내부 사람들보다는 업무로 연을 맺었던 외부 인사들에게 더 좋은 평을 받는 편이니배타적이고 내부 상황에 집착하는 많은 동료들과는 상당히 결이 다른 길을 걸어오긴 했다.  오늘 점심 때엔 퇴직을 앞두고 6개월 휴가 중인 J 선배를 초청해 같이 점심을 했다.이 사람 또한 나와는 다른 방향으로 유별난 별종 취급을 받았고 특히 거의 모든 여직원들에게 배척을 당했던 분.하지만 누구보다 상식이 많고 어학능력도 뛰어나며 재주가 좋다는 사..

블루노트 2024.05.25

변화들

# 연초부터 올해엔 좋은 일이 많이 있을거라는 말을 많이 들었었다. 이동수, 횡재수, 문서운, 귀인운에 해외가는 얘기까지 남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은 죄다 들은듯. 물론, 그냥 유튜브에서 재미로 본 타로 얘기라 그냥 재미있다고만 생각했었다. ## 몇 달이 지난 지금의 내 상황을 살펴보니, 3월에 개인적으로 원했던 인사이동이 있었고 해외연수대상자로 선정되어 곧 유럽에 갈 예정이고 자동차도 사고 팔았고 새로 옮겨온 부서에 근무중인 직원이 예쁘고 일도 잘하니 귀인을 만난 듯 하고 ... 진짜 이제부터 제대로 변화가 찾아온 것 같다. 원우회 회장과도 처음부터 원만하게 서로 돕고 있고 원생들과도 볼 때마다 서로 인사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다. 나와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다들 열심히 일하고 있고 나와 일하게되면서 실..

블루노트 2024.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