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노트 141

새해 첫날

새벽 5시까지 라는 철지난 드라마를 유튜브로 몰아보고 잠깐 누웠더니 어느새 새해 첫날. 해는 거의 중천에 떠있고 아이들은 여전히 침대 속. 쩝 ... 이건 아니다 싶어서 부모님이라도 찾아뵈어야 할 것 같아서 괜히 신경질적으로 아이들을 깨우고 점심을 차려먹은 후 집을 나섰다. 학교 근처 화양시장으로 걸어가 옛날 통닭 2마리를 사고 튀김과 순대, 떡볶이를 오뎅과 곁들여 먹으면서 추위를 녹인 후 이탈리안 음식점에 들러 화덕핏자를 테이크아웃. 좀 부족할까 싶어서 할머니가래떡 떡볶이집에서 밀떡 떡볶이를 추가 주문. 그렇게 부모님댁에 들렀더니 거실에 등이 나가서 간접조명들을 켜놓고 손님 맞이. 남동생이 바빠서 1~2주 후에나 들러 손을 봐줄 것 같다는데 등 하나 봐줄 수가 없는게 괜히 미안해서 타박조로 몇마디. 하..

블루노트 2023.01.01

화 (Angry)

동계 계절학기가 운영되고 있는데 매서운 추위가 몰아 닥쳤던 지난 주말에 아침부터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원생들이 추위에 떨며 수업을 들었다. 급한대로 우리 사무실 안에 있던 핫팩들을 나눠주고 점심 시간엔 인근 이마트에 들러 추가로 핫팩을 60개 구매해놓았다. 어떻게든 해결되겠지 했는데 오늘 출근해서보니 여전히 건물에 난방이 제대로 돌지 않고 있었다. 답답해서 주무부처를 직접 찾아가 담당자를 만났다. - 등록금을 학기당 800씩 내는데 솔직히 특별대접을 바라진 않아도 이런 식으로 홀대받는건 좀 아니지 않나? 자네가 대학원생이라면 이런식으로 비싼 등록금 내면서 다니고 싶겠나? 왜 창피함은 아무 잘못없는 나와 교수들이 감당해야 하지? 도대체 이게 몇번 째인가? 오늘 교수회의에서 이 건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로 ..

블루노트 2022.12.27

로또

오늘 자 로또 대박이란다. 9명, 27.5억씩이란다. 금요일 점심에 사무실 직원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대신 밥을 사주었었다. 그때 나의 제안으로 식당 근처에 있는 로또 1등 명당 가게에서 각자 2장씩 구매하여 보관중이었는데 난 참 아깝게 됐다. 하나만 더 맞혔어도 5천원은 벌 수 있었는데 ..ㅎㅎ 신기했던 건 요즘 계속 내 머릿 속에 떠올랐던 숫자들 42, 44가 자동으로 구매했음에도 그 숫자들이 포함되었다는 것. 그리고 당첨번호에도 ... 하지만 아깝게도 그 이상의 행운은 없었다. (사실 예전에도 4라는 숫자가 내 운세와 잘 궁합이 맞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반자동으로 구입했을 때에도 이 숫자들을 썼었다.) 올 한해의 마지막 운수를 본다는 기분으로 구입했었는데 재미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

블루노트 2022.12.24

Bitter Feeling

어떻게 살것인가? 이 물음에 대해 교육을 받은 나의 결론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요즘에 이런 얘기를 하면 그냥 꼰대가 되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 확실히 지금 시대는 emotional, sensation, 인스타 겜성 같은 말들이 좀 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기는 하다. 어느 정도 나이먹은 사람들, 특히 남자들에게 감정적인 것들은 숨기고 감추고 드러내지 말아야 하는 하나의 금기가 아니었나 싶고 그래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남자의 눈물은 더 뭉클하고 감동적으로 느껴진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런 얘기는 내 다음 세대들에게는 시대와 맞지 않는 이야기였나 보다. 이들에게 감정은 숨기는 게 아니라 솔직하게 드러내야 하는 것이고 사회적이건 개인적이건 어떤 한 가지 현상을 바라볼 땐 먼저..

블루노트 2022.12.17

출근 길에서

늦잠을 잤다. 근 3주간 정신없이 바쁘게 일했더니 드디어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지기 시작한 것 같다. 평소보다 15분 정도 늦게 서둘러 나선 출근길. 시간대 탓인지, 대설주의보 탓인지 중간까지 잘 뚫리는 출근길. 막히기 시작하는 구간부터 아는 샛길로 빠져서 회사로 출근하는데 잘하면 지각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결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고가요금제 6개월 사용조건으로 새로 저렴하게 산 핸드폰을 이용해 데어터를 켜고 인터넷 팝방송국을 듣기로 했다. 운전하면서 즐겁게 듣고 있는데 방송중인 여자 CJ가 그런다. - 계속 볼 것도 아니면서 우리는 왜 눈을 기다리는지, 비를 기다리는건지 모르겠다, 막상 눈이 오면 아, 눈이 내리네 하고 말 것이면서도 우리들은 눈이 오기를 기다린다. 특별할 것도 없는데 ....

블루노트 2022.12.15

화수목금토일일

오늘은 남들에게는 일요일. 나에게는 토요일. 월요일이 휴무라 토요일이 맞다. 고로 나의 한 주에 월요일은 없다. 적응되니까 좋다. 실제로도 여러모로 편한긴 해. 무엇보다 번잡한 출근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 선물같은 월요일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 에이, 그냥 놀자. 평생 무언가 하지 않으면 큰 일 날것 처럼 살았는데 이제 그런 불안감 같은거 그만 두자. 아무 생각없이 살자. 그렇게 살아가는 것 (song by 허회경) 김철수씨 이야기 (song by 허회경) 결국 울었어요 (song by 허회경)

블루노트 2022.12.11

참 어렵다

지난 주 같이 일하는 직원이 코로나에 걸려 혼자 일해야 했다. 합격자 발표 및 공지 등으로 한참 정신없을 때 이런 일이 생겨 난감했지만 실무자가 된 기분으로 하나하나 챙겨가며 업무를 진행해 나갔다. 이번 주 화요일에 드디어 일주일간의 격리를 마치고 돌아온 날 그 친구 상태가 너무 안좋아 결국 한 시간 먼저 퇴근시키고 다음 날엔 반나절 먼저 퇴근시키고 인사팀에 얘기해서 오늘 하루는 재택 근무 처리를 했다. 그렇게 정신없긴 일하면서 그래도 나 혼자서 업무를 참 잘해내고 있구나 싶은 순간 여러가지 일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데 갑지기 누군가 내 멱살을 쥐고 흔드는 것 같은 그런 기분. 처리 기한을 놓친 공문도 발견해서 상대부서 담당자와 논의해서 마무리 짓고 동시에 두 세가지씩 급하게 업무 처리를 해나가는데 기어..

블루노트 2022.12.09

홍화연배우

동문 후배, 홍보도우미, 입학팀 근로학생으로 겨울을 같이 보냈던 예쁜 친구. 공부도 엄청 잘했고 입시로 우리들도 힘들어했던 그 겨울들을 칭찬받으며 잘 버텨주었던 강철후배 홍화연. 지난 겨울 때 잠시 알바생으로 와서 평소 조용히 일하고 온순한 모습만 봤는데 유명기획사 소속이라는 말에 신기한 친구다라고만 생각했었지, 고생 끝에 드디어 이렇게 드라마에도 출연하는 모습을 보게되네. 첫 작품치고 연기도 참 잘한다.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 건국대학교 홍보실 인터뷰

블루노트 2022.11.23

요즘 나는

1. 토요근무를 마치고 일찍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여전히 티비뉴스를 켜놓은채 ...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아나운서들의 목소리는 잘 정돈된 서랍장 느낌이며 소화가 잘되는 음식과도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잡생각이 많을때 잠드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출장을 갔을 땐 여지없이 티비를 틀어놓고 잠에 들곤 한다. 2. 계속해서 꿈을 자주 꾸고 매번 그 내용이 생생히 기억이 났다. 오늘도 꿈을 꾸다 새벽에 깼다. 내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걸어가는데 직장 후배 둘이 나를 위로하며 같이 걸어가주는 장면에서 깼다. 시계를 보니 새벽 세시가 조금 넘은 시각. 핸드폰으로 꿈 내용을 검색해보니 건강에 관한 심리몽일 수도 있고 앞으로 일이 잘 풀릴수도 있겠다는 예지몽이라고도 했다. 3. 꿈을 자주 꾸는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지..

블루노트 2022.10.23

잠, 꿈, 늙어간다는 것

늙는다는걸 의식할 수록 더 빨리 늙는다는 말이 있던데 ... 요즘 내게 달라진 것 중 하나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변화를 몹시 예민하게 인식한다는 것. 조금만 기온이 올라가도 조금만 기온이 내려가도 변화의 기미를 보이는 나무 잎사귀를 볼 때에도 이런 저런 생각들에 잠기게 되는 것. 내 어머니는 나이드시고 나서는 유독 걱정 근심이 많아지셔서 가끔씩 전화해서는 꿈자리가 사납다고 조심하라고 당부하시곤 했었다. 그냥 꿈은 꿈일 뿐이고 어머니가 너무 자식들 걱정해서 그러시는거니 매번 걱정마시라 했는데 요즘엔 내 잠자리도 편안하지가 않네. 오늘도 새벽에 꿈을 꾸다가 눈을 떴고 예전과는 다르게 요즘에는 그 꿈 내용들이 다 기억나고 걱정스런 마음에 그 새벽에 인터넷에 꿈해몽을 뒤적거리다가 다시 잠들곤 한다. 주먹으로..

블루노트 2022.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