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캣생각

물위에서의 하룻밤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5. 10. 1. 03:33

금욜날 밤에 1박2일 일정으로 직장 낚시동호회를 따라 낚시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처음 예정과 달리 충북 충주 노은지 낚시터루 가게되었는데여..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밤 12시반부터 초보인관계로 노련한 조사(낚시꾼)들의 도움을 받아 낚시대 하나를 물위에 드리워놓고 거진 12시간동안 앉아있었습니다.
참으로...꿈결같은 여행이었습니다. 찬 이슬비를 고스란히 맞으면서 저수지 한 가운데에 마련된 방가로 한 귀퉁이에 앉아 그저 낚시보담 밤이 주는 고즈넉한 풍경 속에 매혹되어 내 옷이 다젖는 줄두 모르고 앉아있었습니다.
동이 터오고 새벽이 오자 여기저기서 닭울음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개짖는 소리두 들리더이다.
서서히 어둠이 걷히면서 안개가 물 위에 떠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물안개 사이로 간간이 단풍옷입은 주위 산들이 얼굴을 삐죽 내밀곤 해서 제 맘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고개들 돌려서 보니 물 위로 멀리 하늘 닿은 지평선두 보였구, 거기에 시선을 두면서 내 존재가 참으로 아련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른 조사들의 눈치를 받으며 그 풍경들을 잠깐잠깐 디지털카메라로 담았습니다.

저는 정말 낚시가 좋아졌습니다. 아니, 낚시여행이 맞겠지여. 그저 반나절을 아무 생각없이 있었습니다. 깊은 잠을 잤나고나 할까요...낯선 곳에서 제 존재는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그저 하나의 그림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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