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캣생각

어머니...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5. 10. 1. 02:12

저의 어머니는
유난히 저에게 애정이 많으십니다.
형제들 중 제일 공부를 잘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린 것도 있었지만,
사실은 제가 제일 부모님 속마음을 아프게 했던 탓이 큽니다.

누구보다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성격탓에
사춘기도 유난스러울 수 밖에 없었고,
그것으로 인해 어머니는 참 많이도 울으셨습니다.

저는 그런 불효한 자식이었습니다.

그래도 어느 한순간 마음을 잡고 공부를 해서 대학을 나오고
석사학위까지 땄을때 배움이 부족한 부모님께서는
속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특히 저의 대학원 학비가 생계를 위태하게 할 정도였는데도
군말없이 파출부를 해가면서까지 저의 뒷바라지를 해주신 고마우신 당신..

지난세월 저는 참 나쁜 자식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런 자식때문에 온갖 고생을 다하셨으면서도
제가 형제들 중 제일이라고 말하며 웃으십니다.


내일은 제가 집을 사서 이사를 가는 날입니다.
어머니는 그 애증의 자식이 당신 품을 떠나 멀리가는 것에 대해 또다시 눈물을 훔치셨습니다.

결혼 전날에도 그리 우시더니
오늘도 어머니는 며느리와 전화통화를 하시다가 기어코 울음을 터뜨리셨습니다.

유달리 정이 많고 나를 아껴주시는 어머니..
결혼하면 꼭 어머니를 모시고 살겠다고 했었는데, 후....

조금씩 조금씩 자식이 당신의 집에서 멀어져가실 때마다
어머니가 제 앞에서 눈물을 흘리십니다.

지금의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효는,
그저 어머니를 위로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길 뿐..

언젠가 형편이 더 나아지면
함께 웃으며 살아갈 그날을 꿈꾸며
부모님이 오래오래 사시길 빌어봅니다...

어머니,
이젠 울지마세요..

사랑합니다..

200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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