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계절학기가 운영되고 있는데 매서운 추위가 몰아 닥쳤던 지난 주말에
아침부터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원생들이 추위에 떨며 수업을 들었다.
급한대로 우리 사무실 안에 있던 핫팩들을 나눠주고
점심 시간엔 인근 이마트에 들러 추가로 핫팩을 60개 구매해놓았다.
어떻게든 해결되겠지 했는데
오늘 출근해서보니 여전히 건물에 난방이 제대로 돌지 않고 있었다.
답답해서 주무부처를 직접 찾아가 담당자를 만났다.
- 등록금을 학기당 800씩 내는데 솔직히 특별대접을 바라진 않아도 이런 식으로 홀대받는건 좀 아니지 않나? 자네가 대학원생이라면 이런식으로 비싼 등록금 내면서 다니고 싶겠나? 왜 창피함은 아무 잘못없는 나와 교수들이 감당해야 하지? 도대체 이게 몇번 째인가? 오늘 교수회의에서 이 건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로 했는데 나도 이건 막을 수가 없으니 알아서 대책을 세워주게.
솔직히 너무 화가 났지만 최대한 목소리 낮춰가면서 조목조목 따진다고는 했는데
여전히 화가 풀리진 않았다.
오후 회의에서 모 교수님은 쉬는 시간에 원생들이 육두문자 하는 것까지 들었다고 하는데
듣는 나도 정말 기분이 언짢았다.
무엇보다 내가 화가 났던건
원인을 물으면 부품 탓, 제품 탓 하면서
제대로 조치도 안되고 계속 수년 째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었고
더 화가 났던 건 이런 전화에 정작 담당자는
한번도 현장을 온 적이 없고 외주 사람만 보낸다는 것.
도대체 현장 기술 실무자로 채용된 사람들이
학교에만 입사하면 앉아서 전화로 지시만 하는 요상한 직책으로 탈바꿈하는 이런 변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책임감도 없고, 능력도 없으면 왜 그자리에 앉아서 월급받는건데????
시설을 교체한 지 몇년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고
제대로 조치도 안되고 설명도 못하는 것이라면
애초 교체공사때부터 뭔가가 잘못되었던 건 아닐까?.
누군가의 책임소재까지 따질 수 있다보니
더더욱 일이 이 사태까지 온 것이 아닌가 싶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감사청구를 해서라도 제대로 바로잡아야 하지 않을까?
퇴근하고 몇 시간이 지났는데도
계속 가슴이 답답하고 같은 직원으로서 어이없고 부끄러운 마음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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