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서

겨울 물낚시 (2024. 12. 9., 쌍방죽낚시터)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24. 12. 9. 23:01

출근했다가 반차를 내고 낚시를 다녀왔다.

주말에 입시면접으로 하루 종일 일하느라 피곤이 쌓이기도 했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 과연 낚시가 될까 궁금하기도 했고...

그렇게 일상을 탈출하여 도착한 곳은

포천에 있는 쌍방죽낚시터.

 

올 해 초 봄에 오고 두번 째 온듯.

월요일 오후라 매우 한산한 풍경.

고민 끝에 잔교에 홀로 앉아 2.8칸 쌍포를 펴고

313 배합에 새우가루 코팅한 집어제와

갈새우+어분글루텐 조합의 미끼를 준비한 후 

65cm 찌를 맞추고 떡밥 몇번 던지고 나니 벌써 오후 4시.반.

 

햇빛이 있다고는 하지만 꽤 쌀쌀한 바람 탓에

낚시는 잘 안됐다.

게다가 군데군데 살얼음까지 껴있다보니

찌를 건들지도 않는다.

 

차가운 바람 한 가운데 앉아서 일렁이는 수면을 바라보다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면서 그림같은 풍경을 선물해주었다.

그렇게 잔잔히 밀려오는 자연이 주는 감동 속에 잔잔해진 수면을 바라보며 앉아있었는데

슬그머니 어둠이 깔리더니 발가락 끝에 살짝 추위로 인한 통증이 느껴졌다.

 

완전히 어두워지고 손물마저 얼어가던 저녁 7시 경부터

몇번의 헛챔질 끝에 결국 두 녀석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후 손물과 함께 낚시대에 묻은 수분까지 얼기 시작한걸 깨닫고선

8시 반경 서둘러 짐을 챙겼다.

 

 

밤낚시까지 해볼 생각으로 간거였지만

그냥 짬낚으로 마무리.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서 고전한 낚시였지만

오히려 정신이 더 맑아진 느낌.

친구 녀석을 만나러 남쪽으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녀석과는 좀 더 여유있을 때 만나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