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노트

성묘 다녀오다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25. 3. 15. 12:08

 

그 곳에 다녀왔다.
언제 산소가 없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라는게 참 아쉽고 서운해서
결국 휴가를 내고 다녀왔다.
명절 때마다 벌초 및 성묘에서 난 바쁘단 핑계로 늘 빠지는 대신
이렇게 별도로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뵈어야겠다고 생각했었고
뵐 때마다
제사상 못올려드니는 자손으로서의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형을 잘 부탁한다는 그런 또 죄송한 말씀을 드렸다.
혼자서 절하고선
소주와 식혜를 무덤 여기저기 뿌려드리고
혼자 외로웠을 형을 위해 식혜 한 잔을 더 뿌려줬다.
그리곤, 난 괜찮으니 부디 내 식구들, 부모님들 잘 좀
돌봐달라고 빌었다.

산소 주변에 붙은 군청쪽지를 사촌 큰형님에게 카톡으로 보내드리고
마지막이 될지 모를 동네를 다시 한번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네가 바람에 흔들리는걸 가만히 보고 있으니

한 순간 형이 앉아서 놀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블루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는 이제 봄이다  (2) 2025.03.23
어떻게 나에게 이런일이??!!  (5) 2025.03.16
꿈 얘기2  (2) 2025.03.11
떠나보내지 못하는 것들  (2) 2025.03.02
부모들이 장남에게 더 잘해주는 이유  (3) 2025.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