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캣생각

손해보는 장사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8. 1. 1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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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중고나라에 전동유축기를 판다고 광고를 냈다.

전 주인이 7일 사용했던거 6만원주고 2주정도 쓰고 다시 내놓는 물품.

그냥 집에 두는 것보다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서 사용하게 하는게 낫겠다 싶었다.

가격은 2만 5천원에 택배 착불.

꽤 저렴한 가격이었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문자가 여러통 왔다.

가급적 직거래가 좋겠다 싶었지만 대부분이 지방에 사는 사람들.

결국 제일 먼저 쪽지와 댓글로 구매의사를 표시한 사람에게 팔았다.

대전에 사는 직장맘이었는데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팔아주어서 고맙다고 두번씩이나 인사를 했다.

여러모로 예의를 차려주어서손해봐도 기분이 참 좋았다.

그리고 꼭 필요한 사람에게 팔렸다는 생각이 들어서 흐뭇했다.

파손되지 않고 무사히 잘 배달되었으면 싶어서

택배사 직원한테 따로 부탁까지 해두었다.

##

물건 거래를 통한 인연이라지만

꽤나 흥분되고 즐거웠다.

전혀 모르는 이와 물건을 통해 교류한다는 것..

그 과정에 다툼도 있을 수 있지만

난 아직까지 그런 다툼을 해본 적은 없었다.

그저 서로 감사하며 인사를 나누고 만족감을 공유한다는사실 자체가

비타민같은 활력을 주기도 했다.

가끔은 신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 경우 물건을 살 때보다는 아무래도 팔 때가 훨씬 더 신경쓰이고

그래서 불편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무사히 거래가 종료되고 나면 훨씬 더 안도감도 느껴지고

기분도 좋아졌다.

특히 약간 손해보며 물건을 넘겼을 때엔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해지기도 했다.

손해보는 인생이란게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게 내 생각.


Joanie Madden - Down By The Salley Garden(타이타닉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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