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캣생각 290

맹모삼천지교? 쳇!!!

제가 사는 집은 4층짜리 단아한 빌라입니다. 어느날 늦게까지 일을 마치고 집에돌아오니 윗층에 사는 이웃이 이사를 가기로 했다고 아내가 말하였습니다. 아직 계약기간도 안끝났는데 왜가는가 의아해서 물어봤더니 아이들 교육때문이었답니다. 참고로 그집 가장은 저와 같은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이고 자녀들은 네살 두살입니다. 전 울 딸이 5살인데 아직 유치원에도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가 가기 싫어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울 딸 또래 자녀들 키우는데 벌써 교육문제 운운하며 이사를 간다니요?? 이에 대한 답은 아내의 부연설명을 듣고서야 어느정도 풀렸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빌라와 아파트촌이 밀집된 지역입니다. 어떻게보면 인정하긴 싫지만 나름대로 격차(?)가 있는 셈이지요. 그런데 이런 차이가 ..

더캣생각 2005.09.30

슬픔의 깊이

어제 초상집엘 다녀왔습니다. 그저께에도 다른 사람을 위로하러 다녀왔었습니다. 자정무렵엔 메일을 한통 받았는데..세상에서 유일하게 사랑하고 의지하는 부모님의 암진단 소식을 실어온 친남매같은 동생의 소식이었습니다. 이 동생은 제가 방송할 때 자주 왔던..늘 말수가 적고 예의바르면서도 가끔씩 제나이에 맞는 명랑함으로 빛나던 착하디 착한 아이였는데, 세상에..이렇게 아름답고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이에게도 이런 슬픔이 찾아오다니.. 제가 사람이 죽고 사는 소식에 놀랄 나이는 이미 지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새삼 이 한통의 메일에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끼는 이유는 제가 그 동생과 친해서이기도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타인의 슬픔을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생각이 들어서이기도 했습니다. 실로 인터넷방송을 진행하면서 많..

더캣생각 2005.09.30

어떤 중심

1. 사실 모든 사람이 조금씩은 정신을 앓는다. 그러나 그래도정상이라고 말해지는 사람은 이 약간의 정상적이지 못함을 개선하려 애쓰는 사람일 것이다. 중심을 잡는다는 것은, 삶이 비틀거림의 연속임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애씀이 벅차다는 걸 어느만큼은 알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깨닫지 못하고 계속 자기의 중심 안에서 비틀거리는 사람이 내 주변에 있다. L씨. 그는 서른넷의 여자 대학원생으로 1994년에 입학했다. 강의실에서 혼자 누워 노래부르던 그녀와의 어색했던 첫대면, 개강파티에서의 불규칙한 음정으로 에릭 클랩튼의 노래를 부를 때만 해도 사람들은 지금처럼 그녀에 대해 심각하지 않았었다. 수업시간에 어설픈 맑시즘이론으로 퍼부어대는 문제제기도 열성적이라는 말로 대신하면서 별로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았었..

더캣생각 2005.09.30

맑고 투명하게 산다는 건 ..

제가 오늘은 너무 기분이 내려앉았습니다. 별로 착하지 못한 성격 탓에 쉬 흥분하고 그러거든요. 조그만 일에도 감정이 실려서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게 되고... 오늘은 정말 하루종일 그러네요. 제가 너무 바르지 못한 모양입니다. 맑고 투명하게 산다는 것.... 마음이 바로 서는 거라 하셨지요. 전 한참을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내 마음을 바로 세우긴 커녕 흐트러진 마음을 한데 주어 담기도 어렵거든요. 감정의 기복이 심해 괜히 주위사람들의 마음까지 흐트러 놓곤 합니다. 제 친구가 저더러 그랬어요. 전 너무 행복하게 보인대요. 주위여건이 행복하게 보이는 게 아니라 마음 가짐이 너무나 행복하게 보인답니다. 조그만 일에서도 기쁨을 찾을 수 있고 조금만 일에도 감사하고 스스로 행복을 찾는 것 같아 너무 보기 ..

더캣생각 2005.09.30

학교종이 땡땡땡

학교종이땡땡땡(부제-인사동순례기) 요거이 까페 이름입니당^^..어디신지 아실듯.. 지난 주말 오랫만에 딸아이랑 아이엄마를 데리구 인사동에 다녀왔습니다. 데이트하던 시절엔 가끔 갔었는데 결혼하구 아이까지 얻구 나서는 이런곳에 오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더구나 아이엄마는 벌써부터 커피값, 차값이 그리도 아깝다하니 벌써 아줌마가 다되었습니다. 저또한 오랫동안 잊고 살던 곳이었습니다. 공부할때 문학에 커피향처럼 녹아들던 그시절 저에게 그곳은 늘 고향과도 같은 곳이기도 했었는데... 저두 이젠 별수없는 아저씨가 다 되었었나 봅니다. 경인미술관.. 참 유명한 곳이죠.. 전 이곳에 몇번 차를 마시러 갔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에는 참으로 분위기 있고 운치있던 곳이었는데 최근엔 상업적으로 많이 변질되어 있어 주로 일본..

더캣생각 2005.09.30

나는 세이클럽 지우들에게서 매우 모범적이고 정직하며 전형적인(typical) 사람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믿거나 말거나 ㅡㅡ;;) 때문에 내가 다른 사람과 욕설을 주고받으며 싸움을 했다는 얘기를 하면 다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너도 그런 욕을 할줄아니?'라고 묻곤 한다. 그렇다. 나도 욕을 할줄안다. 사실 욕이라는게 처음 하기가 어려워서 글치 일단 한번 입밖으로 내뱉고 나면 점점 더 간이 커지고 나름대로 욕에 대한 요령까지 늘게하는 면이 있다. -나의 경우는 가급적이면 신고당하지 않게 조심해서 하며 특히 구경꾼들이 보기에 재미나게 해서 내편으로 끌어들이고 상대방을 무안케 만드는 욕을 하려고 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X신,X랄, 병아리 옆구리차는 소리하구 자빠졌네!! 같은^^; 나는 원래 욕이란걸 모르..

더캣생각 2005.09.30

심통의 경제학

[김영하의 길위의 이야기] 대중 교통 얼마 전 서울 시내에서 택시를 탔다. “청계천 복원 한다고 밀릴 줄 알았는데 잘 뚫리네요?” 라고 했더니 기사 양반 왈, “그렇지도 않아요. 지난 토요일엔 대단했다구요. 백화점 세일까지 겹쳐서.” 그래서 내가 “앞으로 시내 나올 때는 대중 교통을 이용해야겠네요” 라고 말하자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흥, 누구 좋은 일 시키려구?” 그분의 주장은 오묘하다. 내가 대중 교통을 이용하면 그렇지 않은 누군가가 반사적으로 이익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자기는 버스 타고 시내 나가는데 누구는 승용차에 홀로 앉아 편안히 종로 거리를 질주하고 있으면 화딱지가 난다는 것이다. “그래도 대중 교통은 더 싸니까 이용하는 사람도 이익 아닐까요?” “그래도 내 덕분에 빨리 가는 놈이 있다..

더캣생각 2005.09.30

진정한 친구가 되어준다는 건...

누군가에게 친구가 되어준다는건 쉬운듯 정말 어렵습니다. 그 옛날, 관포지교만큼은 아니어도 내 자신, 친구가 가장 어려울때 도움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었었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ㅡㅡ,, 저에겐 금쪽같이 귀한 친구가 둘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위아래 동네 살면서 얼굴을 익히고 사춘기 경험을 공유하면서 결혼한 이후에도 지금껏 주변에 뭉쳐 살고 있는 그런 친구들입니다. 결혼도 1,2년차로 비슷하게 했고 자식도 비슷한 시기에 낳았으며 그 아이들 또한 모두가 딸이라는 공통점까지 지닌 친구들.. 친구란 서로 비슷하게 닮아간다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닮아갈 줄은 정말 몰랐었는데,,,, 그동안 우리들은 참 알콩달콩 우정을 나누며 잘 살아왔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한 친구가 또다시 실직을 했습니다. 그간 ..

더캣생각 2005.09.30

여우와 호랑이

이런저런 영어 학습법들이 영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한국인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고 있다. 영어 학습법을 소개하는 어떤 분은 자신의 영어가 미국 현지의 영어와 가장 가깝다고 주장한다. 미국에 살아보지 않은 한국인들은 “그런가 보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외국인을 위한 영어 교사를 양성하는 TESOL(Teachers of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을 공부하다 보니 우리 현실이 다음 우화에 나오는 상황과 너무 비슷하다. 옛날에 여우 한 마리가 살았다. 그 여우는 요즘 최신 유행인 호랑이어를 참 잘하는 친구였다. 그런데 여우는 동네에 자신보다 똑똑한 여우도 별로 없고 따분한 동네 형편이 마음에 안 들었다. 옛날보다는 먹이가 많이 들어와서 살기가 훨씬 좋아졌다고는 하는데 ..

더캣생각 2005.09.30

자연은 느낌의 전체성이다

"자연 속에서 나무나 돌멩이처럼 가만히 숨어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자연이 나를 향해 찾아오는 것을 느낍니다. 눈이 내리고 낙엽이 지고 안개가 찾아오고 스라소니가 찾아오고 수리부엉이가 찾아오면서 자연이 바뀌어요. 자연의 깊은 모습을 볼 수가 있지요. 이런 것들을 즐기고 기록하는 것이 바로 자연 다큐를 찍는 일입니다" 한국일보 기사에난 박수용 EBS 자연다큐전문피디의 말입니다. 이 한마디로 저는 이사람이 정말 대단한 자연주의 영상작가란 사실을 알수 있었습니다. 비록 그림과 형상으로 티비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지만 그는 자연을 예찬한 미국의 워즈워드 시인에 충분히 비견될만한 예술성을 가진 인물이라고 생각됩니다. "자연은 느낌의 전체성이다" 이말은 박수용피디가 아메리카 인디언을 다룬 외국서적에서 빌려와 들..

더캣생각 200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