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캣생각 296

기분이 태도가 되어서는 안된다

# 유달리 사물을 보면서 느끼기 보단 그 사물 자체에 생각을 집어넣는 버릇이 많았던 나. 그래서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당연히 갖춰야 하는 것이 되어버린 공감능력 부족자 중 한 사람인 나. 난 내가 많이 잘못되어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회사에서 A가 잘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잘못된 게 아니란 걸 알았다. 난 그저 그와 조금 다를 뿐이고 느낌보다 현상을 객관화하는 일에 더 관심이 많았을 뿐. ## A는 온통 남들의 감정에만 신경을 쓰는 사람같았다. 맞장구를 잘치고 잘 웃어주니 사람들은 그저 A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사실은 그저 자신을 잘보이고 싶었을 뿐인데. 남들한테 지적받고 욕먹을 용기가 없었던건데 사람들은 A가 아주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아주 중요한 자리에 올랐지..

더캣생각 2022.09.13

미국 레전드 댄서의 몇마디 말

신이 저에게 선물을 주셨고 제가 춤을 출 때는 신에게 선물로 보답하는 거에요. 그게 전부에요. 어떤 사람보다 잘하려는게 아니죠 당신의 상상이 밖으로 나오고 그걸 따라가는 거죠. 경쟁은 누구보다 잘하려는게 아니에요. 자신의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하는 것이죠. 자신에게 솔직하다는 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이야기죠. 다른 사람 흉내내는 것보다 이게 더 쉽죠. 코로나펜데믹 때문에 저의 가족 3명이 죽었어요. 그땐 정말 내 마음이 부서졌지만 앞으로 갈 수밖에 없었어요. 우리 인생은 언제나 무겁잖아요. 저도 그걸 이해하려고요. 어떤 한 가지 일을 오래하는 사람이라면 저런 말을 할 듯 싶었다. 무엇인가를 초월한다는 것은 바로 저런 게 아닐까 싶었다. 경쟁에 관한 이야기가 그랬다. 마지막으로 인생에 대해 이..

더캣생각 2022.06.06

한국 정치, 넋두리

" 언론은 종종 후진적인 정치를 시민들의 냄비근성 탓으로 돌린다. 사건 사고가 있을 때는 열심히 떠들다가도 결국 선거에서 뽑는 것은 그런 문제를 일으킨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령 시민들에게 그런 냄비근성이 있다손 치더라도 덜떨어진 정치를 모두 냄비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냄비는 저절로 데워지지 않는다. 군불을 땐 누군가가 있게 마련이다. 정치든 언론이든. 그래서 또 정치가 언론을 탓하는 것일까? 누굴 탓하려 들면 그 연결고리는 뱅뱅 돈다. 낙후한 정치는 시민 탓이고, 시민이 그 모양인 건 언론 탓이며, 언론이 그렇게 썩은 것은 또 이를 악용하는 정치 탓이다. 하잘것없는 이 순환 논증의 고리를 끊는 법은 간단하다. “그래, 이게 다 내 탓이야. 내가 책임질게.” - 하정호, 광주일보 (2022. ..

더캣생각 2022.04.13

길고양이에게 배우는 삶이란 ...

길고양이의 평생은 기껏해봐야 3년. 특히 암컷 고양이는 태어나서 6개월 후부터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3년 정도 살다가 죽는다고 한다. 그 짧은 생을 살아가면서도 밥을 먹고나면 꼭 털을 다듬고 밥을 가지고 다투어야 하면 새끼에게 양보하고 배 곯으면서도 새끼를 연신 핥아주는 어른아이. 그렇게 짧은 생을 살아가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내게는 큰 감동이고 교훈이 된다. Honne - By My Side

더캣생각 2022.04.12

나쁜 유전자

왜 사악한 사람들이 성공할까. 그들은 진짜 의도와 야망을 감추고 힘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사악한 사람들의 승리방정식은 속임수와 거짓말,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조작대상으로 간주하는 냉혹함이다. - 바버라 오클리 우리는 학교에서 선이 결국 악을 이긴다고 배웠지만 현실에서는 다르다. 이기적인 자, 이기려는 자, 더 많이 가지려는 자들이 세상을 지배한다. 간혹 그들이 벌을 받기도 하지만 그건 내가 이기는 것이 아니다. 나는 정말 내 힘으로 그 모든 사악함을 이겨보고 싶다.

더캣생각 2021.10.15

끄적끄적

조용한 공간 위로 쿵 하고 내려놓는 책더미와 같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사람들이 여기저기 먼지처럼 풀썩거렸다. 그들은 죽은 사람의 영혼처럼 소리없이 숨어있다가 갑자기 환생한듯 부산하게 움직이고 왁자지껄했다. 시큰둥하게 제모습을 갖추고 자리잡은 그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의자에서 잠시 엉덩이를 떼었다. 팀장이 씩씩거리면서 사무실로 들어와 그를 찾았기 때문이었다. "이봐 김형석씨, 내가 전에 말했던 경쟁회사 분석 보고서 다 됐나?" "그거, 지난주에 메일로 이미 보내드렸는데요? "아, 그랬나? 내 정신좀 봐.. 그래도 혹시 모르니 다시 한번 보내줄래? 갑자기 사장님이 오늘 회의에서 왜 보고를 안하느냐고 역정을 내더라고. 나중에 따로 불러서 보고받겠다고 해놓구선 에효. 나이가 많아지니 점점 역정만 느시는거 같..

더캣생각 2021.10.14

나이

1. 30대는 앞 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뛰는 나이 40대는 잠깐 쉬다가 일어나 지름길을 찾으며 뛰어가는 나이 50대는 앞 뒤 생각하며 뛰다 걷다 뛰다 걷다 하는 나이 60대는 아무 생각없이 그저 힘들어서 가다 서다 하는 나이라고나 할까 2. 30대는 그저 세상을 흐릿하게 알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나이 40대는 순간순간 세상의 한 면만을 또렷하게 보면서 세상을 너무 잘안다고 착각에 빠지는 나이 50대는 눈이 흐려지면서 조금 알 것 같다가도 결국 모르는게 더 많다는걸 깨닫고 말수가 줄어드는 나이 60대는 그저 자신이 살아온 세상이 전부라고 자기 위로하면서 생각보다 회상에 잠기는 시간이 더 많은 나이일 것 같아. # 직장에서 나름 고참급이 되어 후배들과 어울려 일을 하다가 문득 해본 나이에 ..

더캣생각 2021.10.09

'시스템'에 관한 단상

이렇게 통채로 조작할 수 있는 건 시스템 밖에 없어. 이게 시스템이야. 시스템은 권력 앞에서 무력하지. 시스템 자체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권력 앞에서... 드라마 속 사기꾼이 국가권력을 움직여 본인의 신분을 타인으로 세탁해 전혀 다른 사람이 대신 형을 살게 하고 본인은 호의호식한다는 사실을 후배 판사에게 확인시켜주면서 주인공이 하는 대사. 힘있는 정치인들이 무능하다고 공무원들을 질타할 때, 또는 반대로 국민들이 무능한 행정이나 통치행위를 비판할 때 둘다 쓰이는 '시스템(의 부재)'라는 말을 뒤집어 생각하면 지적하는 자의 입장에서 비판받는 입장의 사람들을 내 마음대로 하고 싶다는 욕망의 다른 표현이 되기도 한다. 즉, 이 시스템이라는 말을 주로 사용하는 입장은 사용자 혹은 힘있는 자에 속한다는 것이다..

더캣생각 2021.08.02

극단적 페미니즘

# 페미니스트들은 모든 여자는 남성특권의 피해자다 라 선언하며 시작한다. 만약 (여자인) 당신이 이와 관련 아무런 피해를 입은 적이 없었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그들에게 이런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팩트보다 감정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스트들은 자신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느끼면 그건 곧 '피해자'를 뜻한다. 당신이 당장 어떤 피해를 입은 적이 없다해도 페미니스트들에게 당신은 가부장제 사회구조 속에서 '알게모르게 차별받는 사람'으로 정의된다. 그리고 그 정의는 어떤 논리적인 반박에도 결코 흔들리는 법이 없다. 마치 건축물을 떠받치는 기둥처럼 말이다. 이런 견고하게 막되먹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못한 전제 속에서 그들은 감정을 내세운다. 팩트는 중요치 않다. 그저 그들이 부정적으로 느..

더캣생각 2021.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