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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무엇

"나이 50을 넘기면서 가정에서도 일에서도 흔들릴 일이 많아졌지만 흔들리지 않는 무언가를 갖고 사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저에겐 그것이 방송이다"중견배우 겸 방송인 오미희씨가 학력위조파문에 휩싸여 괴로운 나날을 보낸 후의 소회를 이렇게 표현했었다. 그녀는 사실 학력위조 의혹이 일었을 때 누구보다도 격렬하게 반응했으며 끝까지 위조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었기에 그만큼 사람들의 비난과 자신에 대한 실망이 매우 컸을 것이었다.분명 학력위조는 잘못된 것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긴 하지만, 인간인 이상 누구나 실수는할 수 있으며 더구나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때에는 용서하고 아낌없이 격려해주어야 하는 법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나에게도 타인을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오미희씨를 진심으로 용서해주고 싶..

더캣생각 2008.04.08

삶을 뒤돌아보는 계기

누구나 살아가면서 큰 일을 당하는 법이다. 하지만 그'큰 일'이라는게일반인이 겪을 수 있는 수준을 떠나 영화에서나 나옴직할 만큼 불행의 정도가 크다면? 정말 상상하지도 못하는 불행을 겪게된 사람이라면 제일 먼저 울게될 것이라고 믿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가 없게되고 그래서 초반의 심정은 당혹스러움 또는 황망함 정도로만 자신에게 벌어진 상황을 인식하게 된다. 그러다가 상황이 좀더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시간이사건의 실체에 근접하게되면서 그 당혹감은 비로소 주체할 수 없는 슬픔으로 변하게 된다. 호주에서 떼강도같은 녀석들에게 남동생을 잃은 배우 이동건이 아마 그러했을 것이다. 비슷한 사건을 겪은 나로선 남들보다는 그가 처한 상황과 그의 슬픔에 대해참 많이 이해할 수 ..

더캣생각 2008.04.08

Bach/suite for cello solo no.1 in G major: BWV 1007

Bach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 G장조 BWV 1007로스트로포비치 Bach/suite for cello solo no.1 in G major: BWV 1007 I: prelude (02:04) II: allemande (03:20) III: courante (02:34) IV: sarabande (03:21) V: menuet I (01:17) VI: gigue (01:41) 지난 (2007년) 4월27일 타계한 로스트로포비치(1927 ~ 2007)는 공산체제를 비판하며, 서방세계로 망명했고, 동서독의 베르린장벽이 허물어질때, 거기서 연주를 한것으로도 유명했으며, 장한나를 발굴한 쏘련이 낳은 첼리스트의 거장이기도 합니다. Disc (1:05:24 / Total Playing Time)출처블로그 : b..

음악이야기 2008.04.06

오늘의 사건사고

주말이어서 구의동 어머니집에 갔었다.앞마당에서아파트 5층에 사시는할머니의 큰 목소리가 들려 나가보니경찰들이 와있었다.무슨 일인가 들어보니남의 차가 남의 지정된 주차장을 차지하곤 하루종일 잠적해서참다참다못한 할머니가 신고한 것이었다.주차장이라 견인도 불가하고 달리 처벌할 방도도 없어 처음 출동해준 경찰들의 조언대로 일단 그 차가 못나가게 막아놓기로 해서내가 다른 차를 운전해 그 불법주차한 차를 뒤에서 막아놓았다.한 시간쯤 흘렀을까..또다시 할머니의 큰 목소리가 들려 나가보니그 불법주차 차량의 주인으로부터 차를 빼달라는 전화가 와서할머니가 흥분하신 것이었다.다시 경찰에 신고하라고 하고 할머니에겐 일단 경찰 올 때까지 집안에서 기다리시라 했다.그 차주는 매우 젊은 남자아이였다.아마 88년생이라지?녀석은 매우 ..

더캣생각 2008.04.05

그대의 슬픔에게

(관련기사 : http://media.paran.com/sdiscuss/newshitlist.php?dirnews=774338&year=2008&dir=36&rtlog=MV&key=hit&link=newshitlist.php)여러 사람들의 위로도 받고 장례도 치러주는구나..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아도 남은 가족들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을거란거 난알지..이미 잃어버린 동생을 생각하면 그 어떤 위로나장례식이 무슨 소용이 되겠누 ...공항에서 형제의 분골을 안고 있는 그대의 모습이한 해전의 내 모습이었다네..아무도 주목해 주지 않았다는게 달랐을 뿐..백일 정도는 그냥 슬퍼하시게..애써웃으려하지도 말고애써위로하려들지도 말고그냥 생전의 온갖 기억들 속에서 머무르시게...그럼 지금의 괴로움들은 잠시 먼지처럼..

더캣생각 2008.03.29

개같은 내인생2

어렴풋이 세상에 대해 눈뜨기 시작했던 때가 아마 10살 무렵부터였던 것 같다. 내가 남보다 가난하고 그래서 내게 자석필통이랑 소세지반찬은 어림도 없는 소원이란걸 알고 있었다. 그것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내가 학교에서 늘 혼자였던 이유가... 누군가의 생일파티에 불려가는 일도 없었고 손을 들어 의견을 발표하는 일은 더더욱 어려웠다. 선생님이 강제로 교과서 읽을 사람을 지목하면 책을 소리내어 읽는 내내 숨이 가빠져서 내 목소리는 자꾸 끊어졌고 두 팔과 다리는 사시나무처럼 떨기 일쑤였다. 누가 날 부르거나 나를 잠시동안 쳐다보기라도 하면 얼굴이 붉어지고 당황스러워서 어찌할 바를 몰랐었다. 여전히 그 시절을 떠올리면 선생님께 말도 못하고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참다가 교실바닥에 흘려버린 오줌냄새가 나는 것 같다...

개같은 내인생1

스무살적 일이었다. 예비군훈련에 불참해서 벌금고지서가 나온 선배의 부탁으로 담당자를 만나러 동사무소에 갔었다. 담당자와 이런저련 얘기를 하다가 담당자가 보던 서류를 펼쳐놓고 잠시 자리를 비웠었는데 그때 누군가가 내게 다가왔다. 내 앞에 펼쳐져있는 서류를 보더니 다짜고짜 나를 몰아세우더라. 당신 이게 무슨 짓이냐고, 누구길래 이런 서류를 함부로 훔쳐보냐고 눈에 심지를 돋우며내게 고함을 쳤다.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난 순간 너무나 어리둥절했고, 사람들이 모두 나를 쳐다보고 있음을 깨닫고나선 그저 숨고만 싶어졌었다. 내가 진짜 무슨 잘못을 했나 싶었다. 찬찬히 생각해보니 이 모든 일의 시작이 내 앞에 놓여져 있던 그 서류때문이었음을 알아차렸다. 민원인이 보아서는 안될 서류였었나 보다. 사실 그것 때문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