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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인

‘좋은 사람(貴人)은 얼굴에 ‘좋은 사람’이라고 써있기도 하지만, 얼굴에 미처 쓰지 못하고, 가슴속에 써놓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을 ‘첫인상’이라는 틀에 얽매여 놓치지 마라.‘ 제가 가입되어 있는 부동산관련 사이트의 한 게시판에서 우연히 보게 된 글귀를 좀 다듬어 보았습니다. 참 좋은 말 같아서요,,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집니다. 그중에는 분명 그대에게 도움을 주었던 사람도 있고 또 계속 좋은 만남을 유지했더라면 분명 도움을 주었을 사람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게 알게 모르게 우리 자신에게 도움 주는 사람을 우리는 귀인이라고 하지요.. 그대는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분명 귀인을 만났을 겁니다.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 그 사람에게 나는 어떤 감사를 했었는지, 한번쯤 돌이켜 볼 ..

더캣생각 2005.10.01

어머니...

저의 어머니는 유난히 저에게 애정이 많으십니다. 형제들 중 제일 공부를 잘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린 것도 있었지만, 사실은 제가 제일 부모님 속마음을 아프게 했던 탓이 큽니다. 누구보다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성격탓에 사춘기도 유난스러울 수 밖에 없었고, 그것으로 인해 어머니는 참 많이도 울으셨습니다. 저는 그런 불효한 자식이었습니다. 그래도 어느 한순간 마음을 잡고 공부를 해서 대학을 나오고 석사학위까지 땄을때 배움이 부족한 부모님께서는 속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특히 저의 대학원 학비가 생계를 위태하게 할 정도였는데도 군말없이 파출부를 해가면서까지 저의 뒷바라지를 해주신 고마우신 당신.. 지난세월 저는 참 나쁜 자식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런 자식때문에 온갖 고생을 다하셨으면서도 제가 형제들 중..

더캣생각 2005.10.01

데미안

불멸의 지혜로운 말은 울리고 불려 우리를 알으키노라 사람 아들아 그대들 마음의 마지막 열매 어떠하느뇨 허망한 마음의 사람아 잘못되어 맥박의 핏줄기도 헛되이 잡히는 것은 배불릴 빵은 아니고 더욱 배고픔을 짜내는 그림자뿐인 것을 그대 모르느뇨 지금 우리들 그대에게 권하노라 이 빵은 천사의 식찬이어라 주께서 밀이삭으로 손수 가꿔 만드신 맛 좋은 이 빵이야말로 그대가 아는 세상사람들의 식탁에 오르지 못하는 것이어라 나에게 오는 자에게 주리라 오라 살려거든 집어먹어라 그리고 살찌어라 다행하게도 사로잡힌 영혼은 그대 속박아래서 화평을 찾으며 다를 줄 모르는 힘찬 샘물로 타오르는 목을 추기도다 누구나 와서 마실 수 있는 물 온 중생을 오라고 부르는 물 그러나 우리는 미친듯 찾아다니는 것은 언제나 물이 흘러가버리는 진..

더캣생각 2005.10.01

괴물

오늘 저는 세이안에 마련된 대구지하철참사 피해자 위로 커뮤니티를 다녀왔습니다. 사이버상으로나마 헌화하고 하얀 리본을 받아서 달고 왔습니다. 슬픔으로도 분노로도 어찌할 수 없는 허망한 참사들 속에서, 참으로 난감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외수는 제가 고등학생때 "꿈꾸는 식물""들개"등의 중단편을 통해 익히 그 작가적 역량과 문학적 감수성을 느꼈던 바였습니다. 그때의 충격과 감동을 이어갈 수 있을거란 어느정도의 예상을 가지고 그가 최근 발표한 "괴물"을 읽었습니다. 읽고난 느낌은... 처음엔 실망?, 나중엔 계시록적 주제다? 로 표현하겠습니다. 실망했던 이유는, 오랫만의 신작 장편소설인데 처음의 치열한 문학적 감성과 꼼꼼한 구성 대신에 과장스런 문체와 허술한 대화구성 솜씨(이를테면 초등학생의 어투가 ..

더캣생각 2005.10.01

봉순이 언니

참으로 오랫만에 소설책을 읽었습니다. 대학원을 마치고 근 6년간 손에 집었던 책 권수라곤 기껏해야 다섯권정도 되었을까..그중에서도 첨부터 끝까정 다 읽었던 책은 한 권밖에 없었던걸루.. 후후..창피한 일이죠..도대체 내가 읽었으믄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다구 질렸단 표현을 써가믄서 책을 멀리했던가 생각하믄 참 부끄럽네요.. 공지영 작가는 ..첨에 맞닥뜨렸을땐 별 반 기대없이 ..우연히 만난 작가였습니다. 그런데 화려하지 않으면서 빠르게 읽혀가는 문체가 재미있었구 또 가볍지 않으면서도 결코 무겁지만은 않은 주제 또한 부담없이 읽혀서 곧 작가랑 친숙해지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여류작가였지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정도는 전에 읽었었습니다. 그쪽 부류에선 대개 여성에 관한, 이땅을 살아가는 여성삶의 부..

더캣생각 2005.10.01

변화를 즐겨라

"축구 선수가 경쟁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자신있다." 오늘 스포츠신문 인터뷰에서 어제 축구 한일전 결승골의 주인공 김동현이 한 말입니다. 84년생이 이처럼 대견스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 선수가 일본에 진출해서 홀대받은 세월들로 인해 매우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역시 시련은 사람을 강하게 만드나 봅니다. 오늘 하루 어떻게들 시작하셨습니까? (저는 지각했습니다 ㅡㅡ;;) 그동안 날씨가 많이 추워져서 일하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지금 맡은 일이 직장을 대신해 남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일이어서 부담감도 몹시 컸습니다. 처음 마음먹고 데려온 강아지가 편찮아서 매일매일 제 마음도 편치 않았습니다. 역시 생명을 책임진다는것은 생각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욱 ..

더캣생각 2005.10.01

인간에 대한 예의

며칠전 창원 모대학 총학생회장이 교수(스승)인 총장과 맞담배질을 했다고해서 화제가 되었다. 학교측과 학생회간의 마찰속에서 발생한 일이었다고는 하지만 이 일이 사회적으로 미친 파장은 매우 씁쓸한 것이었다. 관련 신문기사에서는 굳이 부각시키려하지는 않았지만 그 총학생회장은 25살의 여학생이었다. 사람들은 특히 그 사실에 대해 더욱 씁쓸했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예전에 읽었던 공지영작가의 가 떠올랐다. 결혼한 여자가 겪는 차별과 부당함에 관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여자임을 떠나서 같은 인간으로서 공평하게 존중되어야 한다는 주제로 나는 이 소설을 읽었었다. 내가 갑자기 이 소설제목을 떠올린 것은 그 여자 총학생회장이 어쩌면 여자로서의 피해의식을 왜곡되게 표출하다 여학생이라는 상대적 우월지위(?)를 이용하여..

더캣생각 2005.10.01

가을 날의 동화

남자는 가을을 타고 여자는 봄을 탄다고 합니다. 같은 여자라도 아줌마는 가을을 탄다고합니다. 이 무슨 변화란 말입니까... 남자인 저로서는 알 듯 하면서도 잘 이해가 가지 않더이다. 제 주변에 동갑인 친구가 있습니다. 인터넷 음악방에서 만난 그 친구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 많이 외롭다고 합니다. 쓸쓸하다고, 혼자서 술 한 잔 하겠다고 합니다. 평소 명랑하고 활달하던 그 친구에게 이러한 변화는 또 무엇이란 말입니까. 가을은, 참으로 가을은 조석과 한낮의 날씨 만큼이나 유별나고 변덕스럽습니다. 춥다고 두꺼운 옷을 꺼내입었다가 벗었다가 다시 입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그 때문일까요? 가을엔, 참으로 가을엔 많은 사람들이 감기 걸리듯 그 친구처럼 시름시름 앓더이다. 아마두 올 가을 초엽이었을..

더캣생각 2005.10.01

조울증

추석 연휴사이에 사무실에서 키우던 화초하나가 죽어버렸습니다. 아직 이름도 알지 못했는데 죽다니.. 이미 축 잎이 축 늘어지고 누렇게 떠버린 잎들이 태반인 넘에게 삼일간 연신 물을 퍼날랐지만 녀석은 다시 살아나질 않고 있습니다.. 내가 안타까워하는걸 보더니 상사가 피식웃으며 이미 죽었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난 놈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합니다... 사무실을 이전했을때 모 직원이 선물로 주고간 녀석이었습니다.. 평소 화초키우는 걸 자신없어했고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손으로 직접 키워본건 그냥 물만 주면 알아서 잘 자랐던 행운목 하나뿐이라 걱정이 많았었습니다. 그래도 내 손으로 지금까지 물을 주어왔었습니다.. 아무도 녀석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기에 불우이웃돕기하듯 내가 내 손을 주었던 것이었습니다. 그..

더캣생각 2005.10.01

비....

오전부터 비가 아주 요란스럽게 내리고 있습니다. 사무실 창문을 열어놓았는데 빗방울이 지상과 조우하면서 내는 마찰음이 꽤나 시끄럽습니다. 창가로 다가가 가만가만 살펴보니 빗줄기들은 한줄 선이었다가 한줄 점이 되었다가 동그란 원을 그렸다가 결국엔 투명한 액체로 변해 흘러가더군요.. 그렇게 흘러가는 빗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동그라미라는 옛날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이렇게 천둥치고 비가 많이 오는 날, 혼자만의 슬픔에 잠기지 마시고 마음속에 그리운 얼굴 하나 그려보시길 바랍니다.... 2003.9.5

더캣생각 200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