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803

자석필통

나의 유년은.. 곤궁함과 그에 따른 위축감의 연속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자석필통은 그당시 다른애들이 점심도시락으로 가져오는 햄반찬과 함께 어린 나를 참 많이도 주눅들게 만들었던 것중 하나였다.참 희안하게도 자석으로 여닫는 필통이 맘에 꼭 들었었다.윗면에 알록달록 형광색으로 꾸며진 당시 최고인기 만화주인공들의 그림도 좋았고,다양한 공간활용이 가능하게꾸며진 내부공간배치도 참 맘에 들었었다.몹시 예뻤고 그래서 내것이 아니어도 그저 보는것도 좋았던 것 같다.결국 나는,국민학교 졸업때까지 그토록 맘이 들었던 자석필통을 가지지 못했다.그저 중년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이미지로서만 내것이 되어버렸다.그래도 좋은것은,햄반찬이 어린 감성에 빈부격차의 인식이라는 그늘을 만든것에 반해,자석필통은 아름답고 따뜻한 이미지로 새겨져..

더캣생각 2005.10.01

나비효과 감상기

주말에 모처럼 비디오 한편 빌려다 보게되었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는 영화였다. 어린시절 끔찍한 상처와도 같은 기억을 가지고 성인이 된 에반이라는 남자가 정신병 치료를 받으면서 그동안 자신이 써온 일기장을 통해 시공간 이동통로를 발견하게되고, 이를 통해주변인물들의 끔찍한 현재를 변화시키려 하지만 점점 더 충격적인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에반의 과거회귀 때마다 영화의 줄거리는 매번 다른 현재를 보여주고, 이로 인해 에반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들까지도 몹시 혼란스럽게 만들어버리는, 한 마디로 말해 을 일으키는 그런 영화였다. 어찌보면,과거회귀를 통한 현재의 변화라는 불가능한 인간의 욕망을 주제로 인간의 기억을 이토록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 기법 자체가 매우 낯설면서도 신선하다..

영화이야기 2005.10.01

장자끄 상뻬- 얼굴 빨개지는 아이

출처 : ★ FALLING INTO THE EVENING ★글쓴이 : 에스메랄다 꼬마 마르슬랭 까이유는 다른 많은 아이들처럼 아주 행복한 아이로 지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마르슬랭은 어떤 이상한 병에 걸려 있었다. 그 아이는 그래, 혹은 아니, 라는 말 한마디를 할 때에도 쉽게 얼굴이 빨개졌다. 물론 여러분은, 그 아이만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얼굴을 쉽게 붉힌다고 얘기 할 것이다. 아이들이란 겁을 먹거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 대개 얼굴이 빨개지게 마련이라고. 그런데 마르슬랭에게 있어 심각한 문제는, 아무런 이유없이 얼굴이 빨개진다는 것이었다. 마르슬랭의 얼굴은 그가 예상하지 못했던 시간에 주로 빨개진다. 반대로 당연히 얼굴을 붉혀야 할 때에는 빨개지지 않았고..... 한마디..

더캣생각 2005.10.01

바흐, 첼로 & 미사 마이스키

Chopin -Nocturne in C-sharp Minor영화 '피아니스트' 전면에 흐르는 ... 출처;http://cafe.daum.net/poetsea예전에 좋아했던 그 여자는유난히 바흐를 좋아했습니다.예전에 사랑했던 그 여자는첼리스트 미사마이스키를 좋아해서 그가 내한했을 때 직접 그를 만나러 가기도 했었습니다.그녀는 특히 마이스키가 연주하는 바흐의 무반주첼로곡을 좋아해서내 생일 선물로 레코드판을 사서 선물하기도 했었습니다.후,비록 쇼팽의 곡이긴 하지만마이스키가 연주하는 첼로소리를 듣고 있으니가슴이 뭉클해집니다...그녀를 너무나 사랑했었나 봅니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할 자격이나 있을런지ㅎㅎ..유난히 고집스럽고 냉소적이며 차갑게 변해버린 나의 30대가더욱 서글프게 느껴지는건,그녀가 내 곁에 없어..

더캣생각 2005.10.01

사이버 인연

정말, 전기선 하나만 끊어져도 모든게 끝나버릴수 있는 사이.. 굳이 친구등록에서 삭제하지 않아도,굳이 아이디를 바꾸지 않아도,인터넷으로 만난 인연 끊기는 너무나도 쉽네요 ..그런데도 왜 우리는 이런 인터넷 인연들에게서 상처를 주고 받는걸까요...궁금해할 정도가 아니라이미 인터넷은 우리들 생활에 필수처럼 되어버린건 아닐까요?적어도이거 하나만은 분명한거 같아요..아무리 인터넷으로 만난 사이라 하지만,그것 또한 인연이고 정이 오가며현실의 그것보다 가벼이 여길 것은 아니라는 거......

더캣생각 2005.10.01

Vacation

요즘 들어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듭니다.하루를 생각하면다양한 삶의 흔적들이 남아있지만1년, 10년을 생각하면 내 삶은 그다지 변한것이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특히 인생의 보편적인 이벤트들(탄생, 결혼, 죽음)을 접하고 온 날은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오늘 평소 매우 바쁘게 일만 해온 후배동료가 결혼을 했습니다.결혼식이란게 늘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라새로운 느낌은 없고다만, 이젠 점점 내가 늙어간다는 진한 연민이 느껴지곤 합니다.어쨌거나,결혼을 하는 그 친구에게 축하를 보내며며칠간의 휴가(신혼여행)를 통해그동안지쳐버린 심신을 달래고 세상을 다시한번 조각할 수 있는 용기를얻게되기를 바래봅니다......2004.12.11

더캣생각 2005.10.01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이 책에 관한 글을 보았습니다.. 제가 한참 제 2의 방황(?)을 시작했던 스무살적에 만났던 전혜린...제가 전혜린을 알게되었던건 대학을 휴학한 후이 책이 나온 출판사에서 근무를 하게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어느 노트엔가 이 책과 그녀의 또다른 에세이집에 대한단상들을 낙서처럼 적어놓았던 기억이 있습니다..(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 그 노트를 찾지 못했음)아래는 네이버블로그에 나나렌즈란 분이 쓴 글입니다.나나렌즈란 분처럼 저도 대학시절 내내 전혜린의 우울함과 자유분방한 기질에 많은 영향을 받았었던 것 같습니다...----------중학교 3학년 때 친구중에 전혜린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어떻게 알게된. 이 아이와 같은 이름의 작가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이 사람의 이름을 거론할 때는 ..

더캣생각 2005.10.01

모든 감정에 자유롭고 싶다

좀더 극적인 목요일의 만남도 기대해볼만하지 않은가?이를 위해서 나는 많은 절제의 미학을 배워야 할 것이다그것은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표정에 풍부함을 곁들이는 법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었다너무 짧지는 않은가?그래, 수업을 매개로 한 자리에서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것조차 힘이 들 것이고,강의실은 우리의 관계와는 무관한 무수한 지껄임들로 가득 채워질 것이었다이젠,좀더 열정을 아껴두어야 하지 않을까?- 난 그저 모든 감정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1994.4.20.

더캣생각 2005.10.01

모노로그-희망

희망은 역시 더럽다.나는 아직까지도 희망이란 단어에 적대적이다.어떤 피해의식, 그러니깐 희망은 늘 나를 배반해왔다는 식의 좌절된 관념이 여전히 날 지배하고 있다.이젠,두렵다.내가 희망을 얻기위해선 너무도 비싼 셈을 치러야할 것 같다.반복되고 축적될 수록, 나는 나를 고통속으로 떠미는 그 어떤 절망적 상황에 익숙해질거라고 믿고 지금껏 버텨왔다지만, 그건 결국 나만의 착각이었을 뿐이었다.내가 그토록 철저하게 신봉해온 경험이란 것도 결국은, 최초의 위안 그 이상이 되어주지 못했다.나의 경험이란 것은 닥쳐온 불운앞에서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무너져내렸고,무너짐이 반복되면서 이제는 닥쳐오지 않은 불운에 대해 미리 겁을 먹게되고,결국엔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온 신경이 낡아서 하나씩 하나씩 툭.툭. 끊어지고 있었다.- 난..

더캣생각 2005.10.01

모노로그-관계

관계?그래, 나는 완전한 만남이란게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그런 만남을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누구말대로 내가 너무 지쳐있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심정이었을거야.따로 고립되어 있는 나를 들여다보는 일은 정말 끔찍한 경험이었어.사실, 내가관계를 갈망했던 것은내가 정말로 고립되고 소외되어 있는지에 대한 일말의 의구심을 그런 관계란 것을 통해서 확인해보고 싶었던 것같아.하지만 나도 사람들 사이(관계)의 결말이 어떤것인지는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어.한번쯤은 그런 부정적인 관계의 결말들을 뒤엎어보고 싶었어.그리고 이 세상 어딘가엔 내가 소망하는 진정한 관계란게 존재할 거라는 생각도 해봤지.그렇게 생각하고 사는 것이 훨씬 덜 비관적이잖아.사람은 어차피 자기의 틀 안에서 벗어나질 못하잖아. 내가 긍정적으로 생각..

더캣생각 2005.10.01